20세기 초반까지 감염질환은 인류생존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였으나, 알렉산더 플레밍에 의한 페니실린 발견을 시작으로 다양한 백신이나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극적으로 감소하였고, 그 결과 인류 수명의 현저한 증가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1950년대에 이미 포도상구균에 대한 항균능을 잃어버리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지난 1997년에는 포도상구균을 치료할 수 있는 마지막 항생제였던 반코마이신에 대한 내성균주까지 출현하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 이와 같은 신종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은 세계 공공보건 분야의 주요 현안으로 감염문제를 인식시키기 시작하였으며, EU와 WHO 에서는 지속적으로 항생제 내성균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4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적인 항생제 내성균 확산에 관한 보고서에서, 이미 우리는 내성균이나 신규 미생물 감염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포스트-항생제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하였으며, 실제로 지난 20년 동안 새로운 항생물질 발견이 없는 Discovery Void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극적으로 신규 항생물질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결국은 미생물과의 생존 경쟁에 막대한 시간과 자본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항생제 내성균을 치료할 수 있는 신규 항균물질의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항균펩타이드는 곤충, 양서류, 사람을 비롯한 다양한 생명체에서 발견되고 있는 생체 방어 물질로서, 15-5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은 단백질(펩타이드)이다. 항균펩타이드의 주요 특징으로는 기존 항생제와 다른 작용기작으로 미생물 및 진균을 매우 빠르게 사멸시키며 광범위한 항균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항균펩타이드의 작용기전은 미생물의 지질막을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것으로,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기존 항생제 내성균에도 항균 활성을 나타내며 내성 출현율이 낮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항생제로 상용화하는데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1)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가 되며, 2) 사이즈가 크고, 3) 고염(high salts) 조건에서 활성이 낮아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펩타이드 항균소재의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Development of D-form short peptides against MDR bacteria